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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미술을 기억하다] 한홍택의 <효광曉光>(1961)

글/ 고금관

- 60년대~90년대 한국 미술에 족적을 남겼던 작가들의 작품 리마인드
- 동양화가, 서양화가, 공예가, 디자이너, 일러스트레이터들이 남긴 작품들

작가 : 한홍택(1916년~1994년)
서울 출생


유한양행에서 광고 제작과 도안을 담당했던 초창기 디자이너이자, 1960년대 한국의 문화를 국내외적으로 널리 알리도록 한 산업디자인 분야의 개척자 한홍택. 


유한양행 광고

그는 일본 유학시절 두 군데 학교를 다니면서 디자인과 회화 두 분야를 모두 공부해, 디자인과 교합된 고유의 전통미술을 채색 회화로 담아낼 수 있었다. 

그의 초기 작품 중에는 시대적 상황의 메시지를 포스터로 남긴 것들이 많다. 1938년작 <언덕>, 1945년작 <해방>과 같은 작품들을 보면 화가 한홍택으로서의 고유한 창작미를 가진 대가임을 알 수 있다.


한홍택 <언덕> 1938, 종이에 채색, 50x42cm,, 국립현대미술관
도쿄도안전문학원 졸업 작품 


그가 유화로 그린 순수 회화 작품 중 <항아리>(1955) 등의 작품을 보면, 클레이징 기법으로 채색하여 맑고 거칠지 않게 고운 마티에르의 화면을 볼 수 있다. 


한홍택 <항아리> 1955, 캔버스에 유채, 88.5x77.5cm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연구센터


오늘 소개하는 작품 <효광曉光>(1961)은 동틀 무렵 희미한 새벽빛이라는 의미의 제목을 가졌는데, 캔버스에 유채로 어두운 배경에 희미하게 알몸의 건장한 청년이 횃불을 쥐고 달리는 모습을 그린 20호 크기의 작품이다. 작품 상단에 ‘밝은 來日’이라고 쓰여 있다. 


한홍택 <효광曉光> 1961, 캔버스에 유채,73x53cm, 개인


1960년대 전쟁이 끝난지 얼마 되지 않은 우리나라의 경제, 자원 수준은 모든 면에서 알몸의 청년처럼 너무나 헐벗고 힘든 시기였기에 정부에서는 해외에서의 수입에 의지하는 것에 중점을 두면서 국내의 문화산업과 관광산업을 진흥시키려 홍보하려는 시발점이었다. 이 무렵 정부는 산업디자이너 한홍택에게 의뢰하여 우리나라를 세계 각국에 알릴 수 있는 홍보 포스터 제작에 힘을 실었던 바 있다. 


한홍택이 디자인한 1950년대 관광 포스터


<효광> 작품의 제목처럼 화면을 전체적으로 어둡게 처리해 우리나라의 현실처럼 어둠이 짙은 새벽을 암시하였고 벌거벗은 인물은 나라의 국력을 대변하듯 희미하지만 강하고 우직한 인상으로 그려냈다. 손에 든 횃불은 세계를 향한 미래의 희망을 담아서 ‘밝은 來日’이라는 글자에서 꿈, 이상향을 한 화면에 담으려 했다. 화가 한홍택은 타고난 영감이 작품 안에 담겨 있다. 


<효광> 부분


<효광> 부분


<효광> 캔버스 뒷면

업데이트 2024.04.20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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