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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자와의 동행 <칠색유감> <수상한 세라믹>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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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명 : 이종헌 <칠색유감(漆色有感)>
장 소 : 학고재 신관
기 간 : 2019. 7. 5 – 7. 21

전시명 : 정길영 개인전
장 소 : 금산갤러리
기 간 : 2019. 7. 10 – 8. 3

동양화 채색화를 전공한 한 화가의 채색된 달항아리와 서양화를 전공한 한 화가의 도자 위의 그림 전시가 이번 여름 삼청동과 명동의 두 갤러리에서 각각 열렸다. 

먼저 학고재에서 전시중인 이종헌의 <칠색유감>은 옻칠된 달항아리 28점과 소래기 두 점을 보여준다. 이종헌은 중국에서의 벽화 공부 이래 옻칠 작업에 천착해 온 작가 중 한 사람이다. 2017년부터는 도자 중에서도 달항아리를 선택하여 작업을 하고 있다. 달항아리는 꽤 많은 현대 작가들에게 영감을 주는 제재가 되고 있는데, 이번 전시에서 그는 달항아리에 고유의 옻색인 생칠과 흑칠 외에 주칠, 황색 칠, 푸른색 칠로 마감한, 비비드(vivid)한 달항아리를 탄생시켰다. ‘일색칠(一色漆)’ 하나의 색으로 대형 도자에 칠을 한다는 것은 화려한 기법을 드러내는 것보다 훨씬 부담스러운 작업일 것이다. 


다양한 색, 은박, 흘러내림, 무광, 다양한 재료로 연마하여 광을 없앤 작업 등 단순해 보이는 작품들 사이에서 칠을 다루는 기량을 과시한다. (백토로 달항아리를 형태를 만드는 작업은 박노연 작가가 담당했고 그 이후의 프로세스는 이종헌의 몫이다.) 형태를 사포로 조절하고, 초벌로 굽고, 다시 물사포로 형태를 잡고, 재벌, 물사포, 옻칠, 굽기, 사포, 다시 옻칠 등의 반복적인 작업이 이뤄진다. 공예적 소재는 공예적 프로세스를 요구하게 마련. 오묘한 백색의 달항아리가 마음 속 원픽인 사람들에게 선명한 색상의 달항아리가 부담스럽다면 그 안에 들어간 수백 시간의 노동과 집중의 시간을 함께 떠올려보면 좋지 않을까 싶다.


전시장의 달항아리들은 ‘홍연’, ‘월광’, ‘적멸’, ‘바람을 일으키다’ '2016년 12월 광장에서' 등의 이름을 가지고 있는데, 홍연(紅緣)은 주칠, 월광(月光)은 황칠, 월영(月影)은 흑칠, 추강(秋江)은 생칠, 적멸(寂滅)은 파란칠 등의 의미를 지니고 있으며 무늬를 새겨 넣은 것은 각각의 타이틀을 따로 달은 것이다.





한편 금산갤러리에서 전시중인 정길영 작가는 도자의 중심지인 중국 경덕진과 한국을 오가며 도자를 이용해 활발히 작품 활동을 이어와 주목받아 온 도예 작가다. 이번 <수상한 세라믹>  전시에서는 그의 시그니처로 여겨지는 대표작인 사람 형태의 조각 시리즈와 함께 청화 회화, 물레 조형 작품 등 40여점의 신작을 볼 수 있다. 


서양화를 전공했던 그는 우연히 도자기를 접하며 점토와 유약 색채의 가소성과 다채롭게 변화 가능한 도자의 특성에 매력을 느껴 도예의 길로 접어들었다. 자신의 예술 세계를 도자에 고스란히 담아내기 위한 탐구를 계속하여 결국 도예 개인전을 선보이게 되었고, 회화, 설치, 조각, 건축 등과 도자기를 결합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오브제가 올려진 도판 그림, 그의 마스코트인 인체가 손잡이로 붙어있는 잔 등은 이러한 시도를 통해 탄생한 작품들이다.


캔버스의 자리에 단순히 도기 판을 대체한 것이 아니라 도자라는 재료를 평면에서 입체 작품까지 분절되지 않는 조형성 실험의 장으로 사용한다. 그 위에 청화의 채색, 생활오브제, 폐목, 시멘트 등의 다양한 미디어를 결합한 설치 작품을 만들어 내어 평면과 입체의 경계를 넘나드는 자신만의 독자적인 예술 세계를 선보인다.








이상의 시 같은, 장난스러운 웹툰 같은, 풍자를 담은 조각 같은 정길영의 도자는 엄숙한 오브제도 실용적인 장식물도 아니다. 현대인들에게 친근한 미감을 도자공예라는 깊은 역사를 가진 방법을 통해 새롭게 만들어낸다. 인체에 대한 관심이나 매체에의 탐구가 아직 진행형이어서 어떻게 뻗어나갈지 궁금해진다.

전통의 기법을 다양한 쓰임으로 확장하고 발전시키는 다양한 시도에 주목하는 것은 언제나 의미있다. 공예든 현대미술이든 다양한 소재에 깊이 천착하는 이들이 많아지는 것은 기초과학에 평생을 바치는 인재들처럼 소중하다. 

SmartK C. 관리자
업데이트 2019.12.06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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