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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예의 기본, 감각에 대한 반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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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제목: 촉감도(觸感圖, Touch, Find and Make)
전시 기간: 2017년 12월 26일-2018년 1월 12일
전시 장소: 서울 DT.able
글: 김세린(공예평론가)

공예는 여러 감각이 작용한다. 사용하고 즐기는 이들은 우선 눈으로 감상하면서 용도나 표현 등을 느낀다. 또 물성이 지닌 소리에 귀를 기울이기도 한다. 그리고 손에 닿는 느낌과 촉감도 있어 이는 사용할 때의 선택 기준이 되기도 한다. 완성된 작품에서 풍기는 질감 자체는 고유의 개성과 매력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제작에서도 마찬가지이다. 구상에서 완성까지 여러 요소들이 작용하는데 여기서에도 작가의 감각은 절대적이다. 한 작품에는 작가의 생각과 사유가 들어가 있기 마련이지만 다른 한편으로 완성까지 작용한 작가의 감각의 총체라고 할 수 있다.

디티에이블(DT.able)에서 진행되고 있는 ‘촉감도(觸感圖)’전은 현대 도예작가 9인-배세진, 최홍선, 은소영, 임영주, 김대웅, 김진규, 곽경화, 박소영, 유의정-의 작품을 통해 공예에서 느껴볼 수 있는 촉감(觸感)에 집중한 전시이다. 국어사전에 촉감은 외부의 자극이 피부 감각을 통해 전해지는 느낌이라 정의한다. 외부의 자극은 특정되어있지 않으며, 직접 피부에 닿는 느낌이 감각의 근본이라고 볼 수 있다. 


전시모습 ⓒ DT.able

전시는 일상의 공간에 들여다보는 듯한 매우 편안한 분위기이다. 대좌 위에 작품을 올려놓은 보여주기식 전시 방법이 아니라 탁자, 선반 등 도자기가 있을법한 일상 공간을 최대한 재현했다. 감각을 전면에 내세운 전시인 만큼 이런 디스플레이는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도자기에 대한 생활 감각을 자연스럽게 끌어내는 역할을 해준다.


김진규 <분청다기 세트> ⓒ DT.able

각기 다른 개성과 정체성을 가진 여러 작가의 작품은 그 자체로 다채로움과 역동성을 보여준다. 다양한 모습을 지닌 작품들의 외형은 하나하나 남다르다. 이런 조형과 그 조형을  보여주는 외피의 표현은 보는 사람에게 혹은 사용하는 사람에게 손으로 만져보고 써보면서 여러 생각과 인상을 갖게 해주는 가장 직접적인 요소이다.

흙의 소성과 가공에 따른 각기 다른 질감 그리고 성분이 다른 유약에서 오는 느낌과 색채 감각. 이런 복합된 감각이 응집된 도자기에서 촉감은 이 모든 것으로 통하는 한 통로이다. 매우 단순해보이지만 복합적이며 다양한 정보를 제공한다. 이렇게 얻은 정보는 사람들이 사용하고 공감을 하며 궁극적으로는 나비효과처럼 한 경향을 낳고 유행하는 데로까지 확산되는 단초가 된다. 빗살무늬 토기를 비롯해 백자, 청자 등 시대를 풍미한 공예품도 실은 이런 감각에 대한 공감에서 출발했다고 할 수 있다.


은소영 <달빛여행> ⓒ DT.able

물론 작가의 끊임없는 고민과 기술력이 공감을 이끌어내는 원천이 된다. 도자기는 기본적으로 도토의 수비와 성형, 유약의 배합과 포수, 소성의 온도 등 여러 변수들이 다양하게 조합되는 복합적인 과정을 거친다. 촉감을 통해 느끼는 여러 질감과 색채는 이런 복잡한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다. 따라서 관람객이 느끼는 촉감에는 작가가 제작과정에서 접촉하는 재료의 질감에서 시작해 유약의 농도, 땔감 등 수많은 촉감들이 모두 포함돼 있다. 


유의정 <반> ⓒ DT.able


배세진 ⓒ DT.able

전시에서는 굉장히 다양한 도자기의 조형과 외적 표현을 만날 수 있다. 흙과 유약, 소성의 화합으로 완성된 물성의 다채로움은 색채는 물론 표면에서 움직이는 여러 물질의 작용을 통해 더욱 선명하게 드러난다. 흘러내림과 멈춤, 톡톡 떨어져 굳어지기도 하고 각각의 면에 포수되면서 덩어리 덩어리로 또 하나의 면이 완성된 물질의 향연은 제작 과정에서 작용한 섬세한 작가의 촉감을 관람객에게 전달한다.


임영주 ⓒ DT.able


곽경화 ⓒ DT.able

일반적인 전시에서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시각적으로 느낀 여러 인상들이다. 하지만 시각은 공예를 느끼는 첫 시작일 뿐 그 속에는 촉감과 청각과 같은 여러 감각이 내재해있다. 이들은 공예가 가진 원초적인 감각 정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다양한 감각을 바탕으로 사람들은 공감하게 되고 사용하고 또 향유하면서 점차 사회적인 경향으로 유행하게 된다.

이 전시는 그간 간과하고 있었지만 공예에 있어 정말 기본적인 감각의 하나인 ‘촉각’에 초점을 맞추었다. 손으로 제작하고 또 피부에 닿아 사용하는 것이 너무 익숙했기에 잊고 지냈던 감각의 본질을 환기하며 동시에 공예 경향과 확산이 시작되는 계기를 새삼 상기시킨 기회라고 할 수 있다.(*) 

※ 본고에서 사용된 도판은 DT.able 공식인스타그램에 게재된 작품사진입니다.

글/사진 관리자
업데이트 2018.04.19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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