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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예의 벽 넘은 ‘스게-’ 핸드크래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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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제목: 驚異의 超絶技巧
전시 기간: 2017.9.16 - 12.3
전시 장소: 도쿄 미쓰이(三井)기념미술관

성공한 영화가 속편을 찍는 것은 흔하디흔한 일이다. 그런데 속편 전시라면 어떨까. 제아무리 성공한 전시일지라도 동일한 테마가 재탕되는 속편이 과연 가능할까. 


나미카와 야스유키(竝河靖之, 1845-1927) <수국 꽃병> 칠보

지난가을 도쿄 긴자 한복판의 미쓰이(三井)기념미술관에서는 ‘다시 한 번’을 고대하는 팬들 바람에 부응한 속편 전시가 등장해 주목을 끌었다. 뿐만 아니라 이 역시 대성공을 거두며 주목을 끌었다.    

전시 타이틀은 ‘경이(驚異)의 초절기교(超絶技巧)’. ’메이지(明治) 공예에서 현대 아트로’가 부제이다. 해리포터 시리즈가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 ‘해리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처럼 해리포터를 반복하듯 이 속편 전시에도 ‘초절기교’를 또 내걸었다.  


안도 로쿠잔(安藤綠山, 1885-1955)  <오이> 상아 

‘초절기교’는 첫 편 전시였던 2014년의 ‘메이지(明治)공예의 진수’전에 내건 캐치프레이즈였다. 당시도 미쓰이에서 열려 대성공을 거뒀는데 전시에는 도자기를 비롯해 금속공예, 칠보공예, 칠공예, 목공예, 자수에 이르기까지 100년 전 메이지시대(1868-1912)에 주로 유럽과 미국에서 열린 만국박람회에 출품돼 큰 인기를 끌었던 공예품을 다시 소개하는 것이었다.  


소기(宗義, 미상) <움직이는 조각(自在), 닭새우> 은 

수출용이라 우습게 볼 수 있지만 거기에는 유럽과 미국인들의 매료시키기에 충분한 정교한 기술과 섬세한 솜씨가 있었다. ‘초절기교’는 좀 속되게 풀이하면 ‘놀라 자빠질 솜씨’가 되는데 이 전시에 본 사람이면 누구나 할 것 없이 저절로 입을 벌리며 탄복해 마지않았다. 


미야가와 고잔(宮川香山, 1842-1916) <절벽에 매가 있는 大화병>

전시는 ‘메이지 시대에 이런 솜씨가 있었는가’라는 찬사와 함께 입장제한을 할 정도로 큰 화제가 됐다. 이어 일본 5개 도시를 돈 순회전에도 가는 곳마다 관람객이 장사진을 이뤘다. ‘초절기교’라는 매력적인 말은 이후 온갖 곳에 동원돼 유행어가 되다시피 했다. 

또 메이지 시대의 수출용 공예품을 보는 눈이 싹 바꾸는 계기를 가져왔다. 한국도 그렇지만 일본도 공예는 파인아트의 상대가 안 된다는 생각이 일반적이고 미술사에서도 그랬다. 그런데 이를 계기로 일본근대공예 역시 일본근대미술과 어깨를 나란히 할 만하다는 관심이 생겨난 것이다. 



마에하라 후유키(前原冬樹, 1962년생) <일각: 철조망> 후박나무

그래서 기획된 것이 이 속편 전시이다. 기획자는 전과 같이 메이지대학의 미술사교수 야마시타 유지(山下裕二)씨. 그는 전편에서 인기가 높았던 메이지 공예가의 대표작에 더해 그동안 자신이 눈여겨봐왔던 초절기교 DNA의 계승자라고 할 현대작가 15명을 뽑았다.

50대중반에서 30대초에 걸친 이들 현대작가의 작품도 한번 대하면 대번에 ‘스게~’(놀라워)라는 일본말이 절로 튀어나오게 된다. 이들에게도 똑 같이 초절(超絶)의 기술, 기예, 솜씨가 담겨있다. ‘민족을 왜 민족이라고 부르는지’ 저절로 알 것 같은 전시 내용이다. 



사노 아이(佐野藍, 1989년생) <파이돈 ⅩⅩⅩ> 대리석

‘공예와 아트가 어떻게 다른가’하는 물음은 종종 듣는다. 아트가 가슴이나 머리로 하는 것이라면 공예는 손에서 시작해 손으로 끝나는 일이라는 답도 그 중 하나다. 또 아트는 건건이 새롭고 달라야 한다는 크리에이티비티를 화두로 삼는다면 공예는 아침에 만든 것이나 저녁에 만든 것이나 같아야 하고 해가 쨍쨍한 날이나 눈비 오는 날의 작업도 모두 한결 같아야 한다는 게 특징이라는 말도 있다.



스즈키 쇼타(鈴木祥太, 1987년생) <민들레 홀씨> 놋쇠, 구리, 산화티타늄, 녹청

메이지시대 ‘초절기교’의 장본인은 물론 그 DNA를 계승한 현대일본 아티스트들의 작업을 보면 철두철미 기술, 기교, 솜씨를 고집하고 있는데 그것이 궁극에 이르면 저절로 아트와 만나게 된다는 사실을 일깨워주고 있다. 공예박물관 건립이 준비중인 우리 입장에서도 공예의 길이나 공예 미래의 좌표를 생각할 때 한 번쯤 참고할만한 전시이다.


이나자키 에리코(稲崎栄利子, 1972년생) <아르카디아> 도토, 자토, 유리
 

첫 번째 초절기교전의 소개작은 교토 기요미즈산넨자카(靑水三年坂)미술관 소장품들이었다. 이는 전자부품제조회사로 유명한 무라타제작소의 2세인 무라타 마사유키(村田理如) 씨가 모은 것들로 전시이후 미술사적 관심대상이 높아지며 교토근대미술관으로 들어갔다. 따라서 이번 전시는 그 중 일부만 소개되고 나머지는 다른 개인 소장들로 구성됐다.
이 전시는 전과 마찬가지로 내년 여름부터 기후, 야마구치, 도야마, 오사카 등에 순회 전시된다고 전한다.(y)  




글/사진 관리자
업데이트 2018.04.19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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