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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그림 따라 걷는 서울길]

옛 그림 따라 걷는 서울길 
최열 | 서해문집 | 2012.11

 

높은 곳에 올라서, 혹은 차를 타고 가면서 서울의 모습을 둘러볼 기회가 종종 있지만

서울이라는 땅의 본 모습 또는 100년 전의 서울의 모습을 상상하는 건 쉽지 않다.

넓은 도로, 다리, 랜드스케이프를 지배하는 고층빌딩.

타워가 없는 남산의 이미지를 상상할 수 있는가. 다리가 없는 한강의 모습을 떠올릴 수 있을까.

 

최근 서울 성곽길이나 숲과 계곡 등 대도시 서울 안에 있는 자연의 모습을 전해주는 매체들 덕에

많은 사람들이 서울의 숨겨졌던 모습에 대해 상기하게 되었는데

그것을 반겼던 사람들에게 이 책은 또하나의 즐거움을 줄 듯하다.

매일 지나다니며 보던 곳을 옛 그림에서 발견하는 소소한 기쁨을 누릴 수 있을 테니 말이다.

기록화나 진경을 그려주었던 화가들 덕에 서울의 모습을 옛 그림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경도京圖>, 해동지도》, 채색필사본, 19세기 중엽, 66.0x48.0cm, 서울대학교 규장각 


<경도>를 보면 백악산, 인왕산, 목멱산, 낙산(타락산)을 둘러 성곽이 이어지고, 창의문, 광희문, 동대문, 혜화문, 숙정문 등이 성 내외를 이어주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지금도 그렇다지만 예전에도 성 둘레를 한 바퀴 돌며 성 안팎의 경치를 구경하는 유행이 있었다고 한다.



정선, <홍지문-수문천석水門川石>


경복궁과 인왕산 사잇길을 따라오르다 자하문터널을 지나면 삼거리 왼쪽으로 홍지문과 오간수문이 있다. 두 문 모두 탕춘대성 성벽을 이어주는 문으로 홍지문은 사람이 지나는 물이고 오간수문은 물이 흐르는 문이다. 정선은 홍지문과 주변 경치를 수평구도 안에 배치하면서 뒤로 보이는 우람한 문수봉과 속도감 넘치는 홍제천의 모습을 실감나게 표현하였다. 탕춘대성은 병자호란이 일어난 지 60년이 지나 1702년에 필요성이 제기되고 갑론을박하다가 1718년~1719년 짓게 된 것이다. 숙종이 직접 '홍지문'이라는 글씨를 써 주고 편액을 달았다고 한다. 



지금 있는 홍지문은 1977년 다시 지은 것이다.



김석신, <도봉도>, 36.6x53.7, 종이, 개인


도봉, 만장봉, 자운봉 세 봉우리를 동쪽에서 보면 사슴뿔처럼 보인다는 도봉산은 한덩어리의 커다란 화강암으로 장엄함을 보여준다. 1805년 어느 날, 이재학이라는 형조판서 출신 선비의 유배가 끝나 그를 위로하고 청나라로 떠나는 좌의정 서용보를 환송하기 위해 도봉산 야유회가 열렸을 때, 화원 가문이었던 화가 김석신이 따라가 도봉첩》을 그려 엮게 된다. 그 안에 들어 있는 <도봉도>를 살펴보면 둥근 구도 안에 계곡과 산줄기를 절묘하게 표현하고, 그 산세 안에 망월사, 천축사, 도봉서원 등을 그려 넣은 것을 볼 수 있다. 



김홍도, <북일영도>, 32.6x43.8, 종이, 고려대박물관


조선시대 수도방어 군영인 훈련도감에서 설치한 여러 군영 중 사직단이 있는 인왕산 끝 경희궁 북쪽에 지은 15칸 아담한 군영이 북일영北一營이다. 김홍도의 <북일영도>에는 큰 활터와 북일영 건물의 모습이 보인다. 북일영 활터에서 활을 쏘고 연회를 여는 행사에 김홍도가 불려가 이 행사를 그리게 된 것이다. 수도를 방어하던 군영도, 경희궁도, 사직단도 침략자들의 손에 파괴되어 제 모습을 찾지 못하고 있음이 더욱 안타깝다.


장충단, 남대문, 청파, 옥수동, 압구정, 동작, 노량진, 양화 등 서울의 지명이 옛 그림 속에서 튀어나오는 것의 반가움만으로도 충분히 그림을 즐길 수 있고, 매 꼭지 끝에 그림과 연관된 시를 곁들여 그림과 역사를 함께 되씹을 수 있다. 

거대 도시 서울이 아니라 자연과 문화가 숨쉬는 아름다운 서울을 가만히 느껴보자.


 

 

글/사진 관리자
업데이트 2019.06.20 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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