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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집] 2020년의 한국 고미술계를 돌아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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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질병관리청의 발표를 기다리며 살얼음 걷듯 걸어 온 2020년, 문화예술계는 어떤 다른 곳보다도 큰 피해를 입었다. 미술계도 전시 자체가 불가능한 상태가 상당 기간 지속되면서 작가, 화상, 전시관계자, 학자, 비평가 누구 하나 자신의 일을 제대로 할 수 있는 상황이 되지 못했다. 한 해 동안 계획되어 있던 아트페어와 비엔날레 같은 미술행사는 취소와 연기와 온라인 중 하나를 마지못해 선택해야 했다. 박물관이 문을 연 날보다 문을 닫은 날이 더 많은 것 같은 전시상황이기에 어느 해보다도 미술계를 돌아보는 정산이 쉽지 않다.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를 제외하고 한 해 동안 우리 옛 미술과 관련되어 어떤 일들이 일어났는지 간단히 돌아보았다.


1. 국립중앙박물관의 품에 들어온 유물 - 손창근 손세기 가의 통 큰 기증


2018년 11월 손세기-손창근(91) 부자가 국립중앙박물관에 미술품 202건 304점을 기증한 것을 계기로 박물관 상설전시관 2층 서화실에 손세기•손창근 기념실이 생긴 바 있다. 이들의 기증은 결말은 세한도로 아름답게 마무리가 됐다. 2020년 1월 말 손창근 씨가 국립중앙박물관에 추사 김정희(1786∼1856)의 최고 걸작으로 손꼽히는 국보 제180호 세한도를 기증하겠다는 의사를 밝혔고, 8월에 박물관은 이를 공표했다. 11월부터 세한도는 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위풍당당한 모습으로 대중에게 공개되고 있다.(임시휴관중)

이들 부자가 기증한 컬렉션에는 1447년의 '용비어천가' 초간본, 추사의 불이선란도(不二禪蘭圖), 겸재 정선의 북원수회도(北園壽會圖)가 수록된 화첩 등의 중요 유물이 포함되어 있고, 이밖에 심사정, 김득신, 전기, 김수철, 허련, 장승업, 남계우, 안중식, 조석진, 이한복 작품과 오재순, 장승업, 흥선대원군 인장도 들어 있다.



2. 간송 소장품의 경매 등장


올해 국립중앙박물관 수장고에는 또다른 보물이 들어갔다. 들어가는 과정은 그다지 매끄럽지는 못했다.
지난 5월 간송미술문화재단이 소유한 불상 두 점(보물 284, 285호)이 케이옥션 경매에 출품된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사람들의 반응은 다양했지만, 주된 것은 간송 컬렉션의 위기에 대한 안타까움이 아니었을까 싶다. 험난한 시대에 한 개인이 막대한 자산과 공을 들여 모아 지켜 온 귀한 미술품들이 공중분해되는 것은 막아야 하겠지만, 재정난을 돌파하기 위해 컬렉션을 일정 기준 하에 처분하고 보완하는 것은 막을 수 없는 일이다. 


“간송 소장품이 경매에 나왔다”라는 것에 사람들의 눈이 몰려든 상황에서 불상을 사겠다고 경매에 참여하는 것은 부담스러운 일이었을까. 결국 각각 15억원의 가격으로 시작했으나 유찰되고 말았다. 밝혀진 바로는 경매에 앞서 국립중앙박물관 측에서 후원단체의 자금 지원을 받아서 불상을 사겠다는 의사를 보였지만 간송 측에서 경매를 통해 처분하는 방식을 선택했던 것으로 보인다. 한 해 유물구입 예산이 40여 억 원 정도인 국립중앙박물관은 경매에 참여하지 않았고, 국립중앙박물관의 의사타진 소문에 몇몇 관심있던 소장가들도 응찰 의사를 접은 것으로 전해지기도 했다. 결국 이 유물들은 국립중앙박물관이 구입하는 것으로 결정되었다고 사후 발표되었고, 공개하지는 않았으나 두 점 합해 30억원 이하의 가격인 것으로 알려졌다.


간송미술문화재단이 불교미술 중심으로 재단 소장품을 정리할 뜻을 보이고 있어 이들 유물이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시장에 나올 것인가, 국립 기관에 계속 넘어가게 될 것인가에 대한 논란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공공의 성격을 가지고 있지만 재단 소유인 국가적 보물 소장품은 어떻게 처분해야 하는지, 어떤 가이드라인이 필요한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소장품 처분을 무조건 안타까워할 이유는 없다. 귀한 유물이 정당한 대접을 받고 그것을 유지한 사람들에게 적절한 대우를 하는 것, 공공의 이익과 개인의 재산권을 보장하는 현명한 방법을 찾아야 하는 시점이다.

 

3. 경매시장에 등장했던 굵직한 작품들


앞에서 언급했던 간송미술관의 불상 외에도 경매 시장에 간간히 등장해 주목받았던 미술품들이 있었다.


지난 7월, 보물 제1796호인 겸재 정선의 <해악팔경 및 송유팔현도 화첩>이 시작가 50억 원으로 케이옥션의 경매장에 등장했으나 안타까움 속에 유찰됐다. 이 화첩의 소장자는 보물을 다수 소장한 우학문화재단으로 용인대학교 박물관이 소장품을 관리하고 있다. 우학문화재단은 작년 6월에도 서울옥션을 통해 보물 제 1239호인 감로탱(낙찰가 12억5000만 원)을 처분한 데 이어 일 년만에 보물을 내놓았던 것이나 이번에는 큰 소득이 없었다.


보물은 상속세, 양도소득세 등에 대하여 비과세혜택이 따른다. 그러나 주요 유물이라는 점은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킬 수 밖에 없고, 문화재청에 소유주를 신고해야만 하기 때문에 응찰을 통해 작품을 구입하는 것은 쉽게 결정할 만한 일은 아니다. 주요문화재를 사는 일에 50억~70억원은 너무 부담스러운 가격인 셈.


지금까지 국내 고미술 최고가 작품은 2015년 12월 서울옥션 경매에서 35억2000만원에 낙찰된 보물 1210호 조선 후기 불화 청량산괘불탱(淸凉山掛佛幀)이다.
 
이밖에 미국의 한 개인이 소장하던 김홍도 필 공원춘효도(4억9천만원) 등 여러 작품이 경매를 통해 국내로 유입됐다.
 



4. 여전히 보기 힘든 서화와 도자 - 사립기관의 부진


사립미술관들이 만약 새로운 도약이나 재기를 꿈꾼다면 지난 2020년이 결코 좋은 시기는 아니다. 관광객들이 몰리던 외국의 유명 미술관 박물관이 받은 충격에 비한다면 한국의 미술관 박물관들은 그나마 코로나의 비극에서 할 말이 없다. 

그 와중에 호림박물관(신사분관)은 조금씩 소장품을 늘여가면서 일년간 꾸준히 한국 고미술 소장품 중심의 기획전을 대규모로 진행해 선보이고 있다. 2019년에서 이어진 장중보옥_도자소품, 장엄공덕_고려사경에 이어서 이번 해에는 두 편의 민화 기획전을 선보였다. <2020민화 1 書架의 풍경_冊巨里·文字圖>, <2020민화 2 정원(庭園)의 풍경_인물·산수·화조>.


신생 미술관인 아모레퍼시픽미술관APMA는 하반기 특별전으로 보물 1426호 수월관음도, 보물 1441호 백자대호, 요지연도 병풍, 고종임인진연도 병풍 등의 소장품을 선보이는 대규모 전시 APMA, CHAPTER TWO를 진행했다(12.27까지 연장전시).

알짜배기 한국 문화재 미술품을 소장하고 있는 사립기관 양대산맥 간송미술문화재단과 삼성미술관 리움은 여전히 겨울잠을 자고 있는 상태다.



5. 새로운 시대를 맞는 서예


2019년 미국 LACMA에서 있었던 한국 서예 전시(Beyond Line: The Art of Korean Writing)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본 한국의 서예가 2020년에 좀더 다양한 방향으로 자리잡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었다. 

2019년 6월 중국 베이징 중국국가미술관에서 열린 전시의 귀국전 격인 <추사 김정희와 청조문인의 대화>전(~3월15일)이 예술의전당 서울서예박물관에서 진행됐다. 이어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사상 최초로 대규모의 전통 서예 기획전이 열렸고(<미술관에 書-한국근현대서예전>,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 5.6-8.23), 이 전시가 생각보다 큰 호응을 받으면서 이어지는 무대를 기대하는 사람들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서울서예박물관이나 다른 기관에서 이후의 비전이 아직 보이지 않는다. 한중일 3국만 비교해도 한국에서의 서예는 미술교육의 면, 서예가의 위상, 과거 서예에 대해 일반 대중이 누릴 수 있는 범위 모두 크게 뒤쳐져 있다. 서화가 동일한 뿌리를 지닌 예술이라는 점과 현대의 시각예술 관점에서 새롭게 서예를 바라보는 시점에서 모두, 서예는 그저 과거 우리가 잠시 따라했던 예술 형식이라고 보기에는 아쉬운 카테고리임에는 틀림없다.

SmartK C. 관리자
업데이트 2021.03.05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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