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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노암의 청년작가 시리즈] 우울의 깊이만큼 - 박광선(b.19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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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노암의 한국 청년작가 소개 시리즈 #2

작가는 1999년 이후부터 주변 친구들과 이웃, 가족들을 모델로 드로잉과 회화의 경계에서 멈칫멈칫하는 이미지를 제작해왔다. 늙은이, 젊은이, 친구, 이웃을 그리는 한편, 결혼식, 입학식과 같은 기억에 남을 순간을 그렸다. 또 여러 점의 자화상을 제작하는데 자화상 속의 자신은 매우 우울하고 어둡고 슬프며 미래의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 속 인물로 표현하였다.


Friend, 1998, 53.7x41cm, acrylic on canvas


Old Man 1, 80.5x100cm, oil on linen


The Wedding Picture, 2000, 117x91cm, acrylic on linen


작가의 인물화들의 형식적 특징은 하나의 형태와 채색이 구획이 분명하게 분할되거나 완결되지 않은 채 마치 배경에 번져가는 듯하다. 배경 속에서 묽은 물감이 배어나와 형태를 이루거나 또는 형태가 배경 속으로 스며들어가는 것이다.
이러한 인물화는 이후 나무판을 불규칙하게 절단해 마치 부조의 형태나 입체적으로 꼴라주하여 배경과 인물을 분리시키는 형태로 변화하였다.


Space, 2012, 91x117cm, oil on plywood, canvas


Mother and Son, 2002, 183x109x211cm, oil on plywood


작가가 재현한 인물의 인상은 대부분 경직되거나 또는 몽롱하게 초점을 상실한 채 전방을 향하고 있다. 언제인지 망각된 채 오래된 사진의 감정(感情)을 따라서 이미지를 그려나간다.


Sisters, 2011, 162x130cm, oil on plywood, canvas


이러한 형태의 드로잉과 회화는 밀레니엄 이후 20여 년 간 우리 미술계에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회화의 전형을 보여준다. 80년대 조덕현 작가의 회화에서도 발견할 수 있는 기록사진을 연상시키는 회화들은 우리 미술계의 하나의 범주로 자리 잡은 것 같다. 이러한 경향은 작가 개인의 감정과 표현이 사실은 우리 사회를 살아가는 평균적인 감정과 표현을 재현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개인이지만 고립된 개인이 아니라 개인들의 모임이라는 집합적 감정을 담는 것이다.

이는 많은 회화 작가들에게 보이는 매우 자연스러운 성장통처럼 볼 수 있다. 일상에서 비일상의 직업적 미술가로 진화하는 과정에 필연적으로 치러야하는 개인적이자 동시에 사회적 사건이다. 박광선 작가의 인물화 시리즈에서 우리가 발견할 수 있는 것은 역사나 사회, 정치와 경제로부터 그리고 심지어 예술로 부터도 멀리 떨어지려는 개인화의 복합적 운동성과 그 의미들일 것이다. 


The Sole, 2015, 56.5x37.3cm, oil on plywood


작가의 인물들은 경험한바 없는 세계로 들어서는 고독한 개인, 개인들의 초상이다. 자신의 의사와 상관없이 불가피하게 세계에 던져진 나의 눈과 의식이 형상화된다. 회화가 의미있는 형식이자 공감의 표현일 수 있는 것은 바로 그러한 개인의 이슈를 가장 불안정하며 동시에 안정이 갈등하는 경계에 위치하기 때문이다. 작가에게 여전히 한 개인은 작은 세계이자 동시에 우주적 세계를 품고 있는 미지의 영역이다.


Target, 2002, 76x180cm, acrylic oil on plywood



글/ 김노암(전시기획) 관리자
업데이트 2019.12.08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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