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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ust - 일본 춘화를 보는 열가지 포인트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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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명 : 한·중·일 춘화 특별전 ‘LUST’ 기  간 : 2010년 9월 14일 - 2010년 12월 19일 장  소 : 화정박물관

전시명 : 한·중·일 춘화 특별전 ‘LUST’
기  간 : 2010년 9월 14일 - 2010년 12월 19일
장  소 : 화정박물관
 

1.일본 춘화를 보는 열가지 포인트 (상)

미술 전시를 보러간다면 나이를 떠나서도 어딘가 고상해 보인다. 적어도 음식점의 서빙이 좀 늦었다고 큰 소리를 칠만한 사람은 아닌 것처럼 느껴진다. 그런데 같은 미술전이기는 하지만 춘화(春畵)를 보러가자면 어떨까. 심상치 않은 반응에 묘한 웃음까지 되돌려 받기 십상이다. 여전히 性에는 터부와 금기가 깔려 있다. 또 이런 태도는 우리 뿐만 아니다.

전세계 미술관을 다녀봐도 춘화를 내놓고 보란듯이 다루는 전시는 많지 않다. 춘화의 나라 일본에서도 춘화가 전시에 나와 일반사람들이 어깨를 나란히 보는 일은 거의 없다. 우연한 기회에 운좋게 일본 춘화가 대거 소개된 전시를 본 기억이 있다. 2009년 연말 바르셀로나의 피카소 미술관에서였다.

피카소 미술관 외부배너

제목은「피카소와 일본의 에로틱 판화(Picasso I l'estampa erotioca japonesa)」. 일본의 대표적 춘화 100여점과 피카소가 60년대 후반에 작업한 에로틱 판화를 나란히 소개한 전시였다. 그런데 그림은 보는둥 마는둥이었다. 외국인들 틈에 끼어 민망스런 그림을 보자니 이상한 동양인으로 오해를 받을 것같아 공연히 발걸음만 빨라졌다.

이번 화정 미술관의 한중일 춘화, Lust 전시도 비슷하지 않을 수 없다. Lust는 ‘금지된 욕망’이란 말 아닌가. 2층의 넓은 전시실은 평일 오후라선지 아무도 없다. 팔장을 끼고 뒷짐을 지고 슬렁슬렁 발걸음을 옮기는데 ‘너무 오래 머물면 안돼’ 라고 어딘선가 들려오는 듯하다. 꼼꼼히 그림을 관찰한답시고 코를 들이대면 행여 주책스럽다는 말이나 들려오지 않을런지.

어쨌든 한중일 삼국의 춘화는 나라가 다른 만큼 당연히 다르다. 하지만 이 가운데 제일 흥미로운 세계는 일본이다. 한국 춘화는 양적 소수여서 한마디로 발언권이 미미하다. 중국은 땅이 넓고 인구가 많은 만큼 수적으로 많지만 예술적 측면에서는 평준화의 문제가 있다. 그에 비하면 일본 춘화는 일찌기 19세기부터 유럽에까지 소개돼 높은 평가와 환영(?)을 받았다.

힐끗힐끗 어슬렁거려서는 감상이고 이해고 불가능하니, 집에 돌아와 서둘러 책을 펼쳐보는 편이 낫다. Lust전 도록이다. 그리고 개막에 맞춰 열린 춘화학술대회에 참가해 논문을 발표한 일본의 저명한 춘화전문가 하야카와 몬타(早川聞多) 선생의 『춘화를 보는 법, 10가지 포인트』(平凡社)도 꺼냈다. 선생이라 함은 화정미술관이 춘화전을 기획하며 앞서 2006년에 이 분을 초청했을 때 저녁식사를 함께 하며 인사를 나누었기 때문이다.

선생이 춘화전문가라는 타이틀을 갖게 된 것은 교토의 국제일본문화연구센터에서 일본 염본(艶本)자료를 데이터베이스화하는 책임자이기 때문이다. 이 센터에서는 전세계에 흩어져 있는 일본 춘화를 전부 수집하고 있는데 하야카와 선생의 손을 거쳐 DB화된 자료가 250여권, 낱장으로는 무려 9천점에 이른다고 한다.

그건 그렇고, 자! 세계적인 일본 춘화를 이해하기 위해 하야카와 선생의 책속으로 들어가 보자. 이 책은 10가지 포인트가 Q&A식으로 소개돼있다. 그냥 문답은 싱거우니 약간 고쳐, 묻는 사람은 브라운이라 하고 답하는 사람은 마네몬이라고 해보자. 참고로 마네몬은 에도시대 우키요에 작가 스즈키 하루노부(鈴木春信)의 춘화에 나오는 콩알만한 크기의 色道 수행자 이름이다. 거기에 화정박물관 전시품에서 설명이 될만한 그림을 곁들일 생각이다.

브라운: 첫 번째 질문인데 유럽이나 미국에서 ‘오우, 우타마로!’ 하면 대개 거대한 남성을 뜻합니다. 이렇게 남성을 과장해서 그리는 것이 에도시대의 우키요에의 특징인가요?
(춘화의 역사)
마네몬:

춘화는 에도시대(1603~1867)에 많이 그려졌습니다. 그중에서도 풍속판화 우키요에 의 대가인 우타마로(歌麿)나 호쿠사이(北齋) 등이 그린 게 유명하므로 ‘오우, 우타마로!’라고 할만합니다. 그러나 춘화는 에도 시만이 아니라 그보다 훨씬 앞선 헤이안(平安794~1185)시대에도 있었습니다. 당시부터 남성을 크게 과장해서 그렸습니다. ‘실제 있는 그대로 그리면 재미가 없지 않느냐’라는 말이 기록에도 보입니다. 즉, 춘화는 실제가 아닌 심리적 리얼리티를 그린 상상화(繪空事)의 세계입니다.

화정 : 이번 출품작에는 헤이안시대 춘화는 포함돼 있지 않습니다. 비슷한 것으로 도사 미츠오키(土佐光起)가 그렸다는《비희도》가 있는데 도사파는 헤이안 시대부터 궁중소속 화원이었기 때문에 헤이안 시대의 화풍이 조금 엿볼 수 있습니다. 그림속의 남자가 쓰고 있는 에보시(烏帽子)는 헤이안 시대 귀족이나 무사가 쓰던 모자입니다.
    전 도사 미츠오키의 《비희도(秘戱圖)》부분.
브라운: 두 번째로 ‘Shunga’(춘화의 일본식 발음)라고 하면 서양에서는 ‘Pornographie'쯤으 로 받아들이는데 원래 춘화라는 말은 어떤 의미입니까?
(춘화의 명칭)
마네몬: 춘화는 고대중국에서 쓴 ‘춘궁비화(春宮秘畵)’의 약자라고 여겨집니다. 고대 중국에 서 황제는 1년12달에 유래해 12명의 부인을 맞이해 하늘의 운행에 따라 음양의 교 접을 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남녀의 교합을 그린 그림을 춘화라고 하고 에도 시대 에도 춘화는 12점을 한 세트로 묶는 것이 기본이었습니다. 에도에서는 춘화라는 말 보다 베개를 뜻하는 글자를 써서 마쿠라에(枕繪) 또는 웃음을 터트리는 그림이라고 해서 와라이에(笑繪)라고 불렀습니다.
화정 : 용어를 설명하는 그림은 전시작 중에 없습니다. 다만, 에도 후기인 1825년에 우타 가와 구니토라(歌川國虎)가 그린 《축언 색녀남사(祝言 色女男思)》의 속표지 글귀 에서 춘화의 뉘앙스를 느낄 수 있습니다.

에도江戶ㅣ1825년 색판인쇄 반지본 3권
브라운: 세 번째로 서양에서 춘화를 가리켜 포르노그라피라고 하는 것은 창부들이 다룬 그 림으로 받아들였기 때문인데 춘화에 그려진 여성은 주로 창부였나요?
(춘화의 주인공은 서민이다)
마에몬: 아닙니다. 춘화 내용은 주로 유곽에서 벌어지는 풍속이나 호색 유한계급의 분방한 성희가 대부분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아닙니다. 실제는 장면의 90% 이상이 일반 서민들이 누리는 보통의 성풍속, 성생활입니다. 거기에는 아이에서 노인까지 다양 한 연령층이 등장합니다.
화정 : 보다 서민적인 모습이 분명한 춘화도 많지만 전시작 중에는 앞서 우타가와 구니토 라(歌川國虎)작 《축언 색녀남사(祝言 色女男思)》의 6번째 장면이 해당될 것입니 다. 이 장면은 내연남과 몰래 시간을 보내고 있던 여염집 부인이 현장을 남편에게 목격당하는 모습을 그린 것입니다.
에도江戶ㅣ1825년 색판인쇄 반지본 3권
글/사진 스마트K
업데이트 2018.10.19 0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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