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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공간과 문화의 이음과 이음, 전통 <공예공방 – 공예가 되기까지>展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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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명: 공예공방-공예가 되기까지
전시기간: 2016. 8. 30 – 2017. 1. 30
전시장소: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글: 김세린 (한국전통문화대학교 강사, 미술평론가)

과거에서 현재 그리고 현재에서 미래를 잇는 전통은 사회문화적 연속성을 지닌다. 전통은 큰 틀의 사회적 통념과 역사는 물론 일상의 삶까지 내재한다. 그런 점에서 현재에 이어진 전통에는 과거와 현재의 공감이 존재한다. 

개중에는 과거에서 시작해 과거의 문화로 끝나기는 것도 있다. 반면 계승 과정에서 온전히 또는 시대의 요구에 맞춰 끊임없는 개량과 실험을 반복해 오늘에 이르기도 한다. 따라서 전통은 과거를 반추하는 거울이 되며, 과거를 통해 현재를 읽는 지침서가 된다.

공예 전통 역시 마찬가지다. 기계문화가 존재하지 않았던 과거는 공예가 일상의 모든 것을 책임졌다. 밥을 먹는 숟가락에서 의례에 사용하는 국가 장엄물까지. 사람의 손으로 두드리고 엮고, 빚는 등 제작의 과정을 통해 생활에 스며들었다. 

기능과 편의성을 위해 형태가 끊임없이 개량되었고 시대미감과 경향을 반영하기 위해 의장(Design)은 변화와 수용, 정착의 과정을 반복했다. 따라서 공예에는 당대 사용자의 삶이 반영된다. 또 향유하던 시대의 문화가 들어있다. 

전통공예에는 비단 사용자의 삶과 문화만 내재되는 것 뿐 아니다. 양질의 재료를 구해 유용하게 만들고 좀 더 아름답게 꾸미려는 장인의 의지, 삶이 함께한다. 

국립현대미술관 특별전 <공예공방 – 공예가 되기까지> 전은 공예에 내재된 이런 다양한 삶과 문화에 초점을 맞춘 전시이다. 비단 과거부터 이어온 전승공예뿐만 아니라 현대 공예까지. 시간과 공간, 문화와 문화의 연결, 그래서 완성되는 ‘전통’의 구축과정과 속성을 전시는 세 가지 테마를 통해 관람객에게 전달하고자 했다. 

전시는 1부 시간을 두드리다, 2부 공간을 두드리다, 3부 관계를 엮다로 구성되어있다.(이 글에서는 1부와 2부를, 다음 글에서는 전통공예와 현대공예를 위주로 3부를 다루고자 한다)


국가무형문화재 77호 이봉주 작업 ⓒ국립현대미술관


금속공예가 고보형 작업 ⓒ국립현대미술관


1부 ‘시간을 두드리다’는 금속공예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금속공예는 공예가 가진 고유의 단단한 물성, 반짝반짝한 질감과 광택을 바탕으로 과거부터 현재까지 대중의 공감을 꾸준히 받아왔다. 

그렇기에 다양한 일상과 문화가 금속공예에는 함의된다. 전시에는 국가무형문화재 77호 유기장 이봉주와 현대 금속공예가 고보형의 작품과 재현된 공방이 등장한다. 두 작가는 공방 안에서 녹이고 두드리고 잇는 과정을 반복한다. 유동(이봉주), 은과 동(고보형)을 사용하는 두 작가의 세부적인 제작행위는 다르지만 금속을 통해 일상을 담는 작업의 의도는 동일하다. 


이봉주 작업 ⓒ국립현대미술관


이봉주 작업은 방짜유기의 면모와 이를 사용하고 제작했던 장인의 삶과 사용자의 일상, 전통의 전승과 이음의 표상이라 할 수 있다. 전통적 방짜유기 기술과 기법 그리고 제작 형태는 물론 현재 사용하는 기물에 유기를 적용해 과거에서 현재의 일상문화를 조우시킨다. 특히 조선시대 평안도 납청 방짜유기를 현재적 작업을 통해 관람객에게 소개하고 있다.


고보형 작업 ⓒ국립현대미술관


고보형은 현재를 보여준다. 현대인들의 일상에 등장하는 다양한 금속기물을 작업 과정과 작품을 통해 관람객에게 전달한다. 전통이라는 것 자체를 과거에 한정되지 않는다. 

고보형의 작업은 확산과 이음의 과정을 상징한다. 현대에 호응하는 트랜드의 하나인 심플한 디자인과 조형, 질감을 수저, 주전자 등의 작품에서 이런 면모가 드러난다. 일상에서 가장 많이 드나드는 식사공간 속에서 사용하는 수저와 주전자 등의 기물을 통해 작가는 현대 일상에 적용된 다채로운 양상과 쓰임을 보여준다. 

2부 재료에 대한 인식은 도자에 초점을 맞추었다. 도자기 흙은 백자, 청자, 옹기 등 종류와 특성에 따라 다르다. 흙에 따라 당연히 소성온도 및 유약의 흡착 정도에 차이가 있다. 또 결과물의 물성, 강도, 질감도 달라진다. 

전시에는 푸레도기를 제작하는 배연식과 달항아리를 제작하는 강기호의 작업이 소개되고 있 다. 두 사람 모두 ‘전통’을 기반으로 한다. 하지만 그에 대한 인식과 작업 과정, 재료를 다루는 과정에 차이가 있다. 


배연식 가마소성과정 ⓒ국립현대미술관


배연식 작품 ⓒ국립현대미술관


배연식은 푸레도기를 제작한다. 푸레도기는 ‘푸르다’라는 우리말에 도기를 붙여 푸르스름한 도기라는 뜻을 가진 전통 도기를 가리킨다. 조선시대 사옹원 때부터 제작됐다. 가마 온도가 1100-1200도로 올랐을 때 소금을 뿌리는 것이 특징이다. 

이 소금이 녹으면서 잿물을 대신해 유리질 막을 형성시키는 도기이다. 일반 질그릇보다 광택이 두드러지고 경도가 우수하다. 따라서 일상 식기보다 장류 등을 저장하는 보관용 용기로서 많이 사용되었다. 

1977년 옹기납파동 사건이 발생하기 이전까지는 넓게 사용됐다. 하지만 이후 점차 사라지는 아픔을 겪었다. 1982년 인체에 무해하다는 판정을 받았지만 멀어진 저변은 복구하기 힘든 형편이다.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도 배연식은 5대째 가업인 푸레도기의 작업을 계속해왔다. 푸레도기는 주로 저장용기로 사용하기 때문에 외부에 노출되는 일이 잦다. 따라서 경도가 매우 중요하다. 도자기의 경도는 흙 자체의 성질과 이를 배가시키는 가공과 수비에 달려있다. 

전시에는 이러한 특성을 지닌 푸레도기의 재료가공을 집중적으로 보여준다. 흙을 채취해 3년 이상 숙성시켜 2차 점토를 만들어 제작에 활용하는 과정이다. 이를 통해 과거부터 전승된 재료에 대한 인식과 이해 그리고 이런 방식으로 가공 과정이 완성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강기호 작품 ⓒ국립현대미술관


반면 강기호는 조형과 특징을 통해 전통의 연속을 보여준다. 그의 작업은 매우 유동적이다. 그는 독일의 산과 들, 강에서 채취한 흙을 달항아리 제작에 직접 사용한다. 그가 보여주는 재료채취 과정은 도자기에 활용 가능한 흙의 다양성을 말해준다. 

또 채취 과정과 장소를 통해 개인적 경험과 추억을 달 항아리라는 전통 기물에 투영시킴으로서 모든 기물에는 결국 일상의 삶이 담겨있음을 말하고자 한다. 그는 흙을 끈처럼 말아 쌓아올리는 코일링 기법을 쓴다. 이 역시 빗살무늬토기 시절부터 이어온 전통적 행위이다. 그는 이의 재현을 통해 과거와 현재의 연속을 보여준다. 

이번 전시는 또 연속을 통한 확장과 수렴과 같은 공예를 둘러싼 과거와 현재의 다양한 소통과정도 제시하고 있다. 공예의 소통은 사용자와 제작자 사이의 공감을 통해 완성되는 쓰임과 조형, 의장(Design)을 뜻한다. 

공감을 통해 계승되는 공예 문화는 전통으로 현대에 이러지는 것이다. 공감되지 못하거나 단시간의 유행 끝에 사라진 공예는 기록과 유물로만으로 존재한다. 
전통은 현재도 지속적인 구축 과정을 거친다. 현대 공예문화 역시 미래에 어떤 형태의 ‘전통공예’로 남게 될지 알 수 없다. 이 전시는 과거에서 출발한 일련의 과정을 재소개함으로서 ‘공예의 전통’을 재고해볼 기회를 제공해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여겨진다.(*)

글/ 김세린 관리자
업데이트 2017.12.11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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