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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옥션하우스의 명품들] 30. 분청사기 철화어문 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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粉靑沙器 鐵畵魚文 甁 16세기 높이 26.5cm
2003년12월22일 서울옥션 제84회미술품경매 1억1천만원 낙찰



이 병의 제작 구조를 보면 이렇습니다. 우선 청자 흙보다 거친 흙, 전문가이신 이 선생은 이를 황토에 가까운 점토라고 말합니다. 이 흙으로 빗은 뒤에 우선 한 번 구웠습니다. 이를 초벌구이라고 합니다. 이러면 몸 전체가 누르스름하게 됩니다. 이를 감추기 위해 백토를 물에 타 한 겹 바르게 됩니다. 흔히 말하는 백토 분장(白土 粉粧)입니다. 

그런 다음 철사 안료로 물고기 등을 그리고 아래 위에 띠를 둘렀습니다. 철사 안료란 사철(砂鐵)을 말합니다. 어린 시절 자석을 가지고 놀았던 기억이 있을 것입니다. 이것을 쥐고 흙속을 휘저으면 달라붙는 게 있습니다. 모래처럼 작게 부셔진 사철입니다. 원래 암석에 섞여 있던 철성분이 떨어져 나온 것입니다. 사철은 대개 강이나 호수 바닥에 흙, 모래와 함께 퇴적돼 있습니다. 이것을 모아 안료로 쓴 것이 철사(鐵砂) 안료입니다.

철사를 가지고 이렇게 그림을 그려 넣는 것은 계룡산 일대의 가마에서만 보이는 특징입니다. 여기서는 이것으로 물고기를 그렸습니다. 그리고 주둥이 앞에 엉성하긴 해도 물풀을 하나 그려 넣었습니다. 그런 다음 청자 만들 때 썼던 유약을 발랐습니다.

유약은 여러 가지를 섞어 만듭니다. 불 속에 녹아 유리질로 변하는 것, 즉 석영(흔히 규석이라고 합니다)이 기본이 됩니다. 그 위에 백토도 조금 넣고 장석도 조금 넣습니다. 또 나무 태운 재도 넣습니다. 청자에는 소나무 재를 넣었다는 설이 일반적입니다.

그리고 가마에 넣습니다. 가마에 넣을 때 이 병의 경우는 특별히 받침을 고이지 않은 듯합니다. 나중에 다시 소개하게 되겠습니다만 청자도 그렇고 백자도 그렇고 고급 자기인 경우에 도자기 바닥이 가마에 달라붙는 것을 막기 위해 조그만 돌 같은 것을 서너 개 고입니다. 여기서는 특별한 고임(이를 비짐눈이라고 합니다)를 쓰지 않았습니다. 대신 굵은 모래를 한 번 휙 뿌린 위에 도자기를 올려놓아 구웠습니다.

그 결과가 이 분청사기 병입니다. 이 병의 크기는 26.5cm라고 하지만 가마에 들어갈 때에는 이보다 한 치 이상 더 컸습니다. 한 치는 보통 3cm라고 합니다. 불 속에서 줄어든 것입니다. 그뿐 아닙니다. 불길 닿는 위치에 따라 색에 변화가 있기도 합니다.

그래서 나란히 빗고 같은 그림을 그렸다고 해도 가마에서 꺼낸 도자기는 천변만화의 표정을 보이게 됩니다. 그중에는 걸작도 있습니다. 흔히 머릿속에 떠오르는 것처럼 그 자리에서 깨서 버리는 것도 생기는 것입니다.

이 병에 대해 말하자면 제작에서 매순간마다 거쳐야했던 성공과 실패의 갈림길에서 모두 성공쪽을 훌륭히 통과한 결과입니다. 도자기의 평가는 형태, 색, 문양입니다.
옥호춘 형태는 듬직한 쪽입니다. 피부색은 품위 있게 뽀얗습니다. 활달하고 거침없는 붓질로 커다란 물고기-쏘가리-한 마리가 그려져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잘 생겼다는 말이 어울리는 병입니다. 흔히 이런 경우 수작(秀作)이란 말로 표현합니다.(y)   

글/사진 관리자
업데이트 2017.10.18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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