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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옥션하우스의 명품들] 29. 분청사기 상감모란인화문 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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粉靑沙器 象嵌牧丹印花文 甁 15세기 높이 27.3cm
2008년9월10일 서울옥션 Autumn Space경매 3,900만원 낙찰


청자의 문양은 매우 다양합니다. 식물도 있고 동물도 있고 동자(童子)도 있습니다. 물론 운학문의 구름도 있습니다. 이 중에 식물문양만 보자면 국화와 모란이 압도적입니다. 특히 상감기법을 쓴 데에는 더합니다. 어째서 이런 편중이 일어났는가. 사실 답은 쉽지 않습니다. 

그런데 비슷한 시기의 중국 도자기를 고려하면 어떤 힌트가 없는 것도 아닙니다. 중국 청자는 일부를 제외하고 대부분이 문양이 없는 순청자입니다. 문양이 있는 것은 고려가 일찍부터 영향을 받은 양자강 하류의 월주요(越州窯) 청자 쪽입니다. 여기에는 10세기부터 음각으로 새긴 모란문이 등장합니다. 또 조금 뒤인 11세기경에 등장하는, 올리브그린 색으로 유명한 휘주요(輝州窯)에서도 음각의 모란문 청자가 만들어졌습니다.

중국에서 모란문은 이처럼 일찍부터 등장하는데 비해 국화는 늦습니다. 청자 시대가 끝나고 청화백자가 등장한 뒤인 원말 명초(14세기)에 비로소 보입니다. ‘모란 뒤이어 국화’는 고려도 마찬가지입니다. 상감기법이 개발되고 나서야 국화문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이렇게 보면 식물문양의 좌청룡, 우백호 같은 모란, 국화이더라도 모란 쪽이 국화보다 더 정통적이라 말할 수 있게 됩니다. 서론이 길어졌습니다. 이 분청사기 병에 있는 모란문은 그 뿌리가 상당히 깁습니다.  

문양뿐만 아니라 푸르게 보이는 몸체 역시 청자 흙에 가까운, 비교적 질이 좋은 흙을 썼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모란의 꽃과 잎을 넓은 면적 위에 면상감한 것은 전성기의 상감청자기법을 그대로 연상시킵니다.     
 
그래도 분청사기인 점은 몇 가지로 지적할 수 있습니다. 흙이 좋긴 해도 청자색을 제대로 내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또 압도적으로 많이 보이는 인화장식 기법도 그렇습니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조선에 들어와도 이어지던 청자기법이 여기서 다시 한 번 재현되었다고 말할 수 있게 됩니다.

전문가 이 선생의 말에 따르면 이렇게 청자색을 띤 위에 청자의 고급 기법인 넓은 면상감을 시도한 분청사기는 조선 전기의 극히 일부 시기에 한정된다고 합니다. 즉 이행기에 잠깐 보이고 말았던 사례인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 병에는 고려의 귀족적 기품과 조선의 서민적 미감이 나란히 공존하고 있다고도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y)
          

 

글/사진 관리자
업데이트 2017.12.09 2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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