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사편지 24 - 이틀간 회포를 나누는 것 또한 얻기 어려운 일이었네 2021.01.11
추사가 제주시절에 쓴 편지이다. 수신인은 미상인데 내용으로 보아 제주에 사는 지인이고, 자신을 돌봐준 사람일 걸로 짐작된다. 약재와 관련해 이런저런 내용이 거론되는데 특히 한라산에서 채취한 ‘붉은 사삼(沙蔘)’과 ‘패모(貝母)’에 대한 소문에 특별한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이 눈길을 끈다. 추사 자료 중...
추사편지 23 - 지혜를 토해내는 치아는 눈보다 희고 2020.12.14
노년기 과천시절에 쓴 것으로 보이는 작품으로 ‘老果’라는 관지가 있다. 칠언구의 대련을 모은 것인데 모두 8구로, 4개의 대련을 연결해 쓴 것이다. 대련은 청나라에 와서 크게 유행하는데, 글 내용에 대한 작가는 대부분 전하지 않으며, 글을 쓴 당시의 상황이 반영돼 즉석에서 구성된 경우가 많다. 근대기 ...
추사편지 22 - 그리움이 깊어 밥먹을 때마다 탄환을 삼키는 듯하구나 2020.11.24
추사가 제주시절 본가에 보낸 것으로 보이는 편지이다. 제주라는 특성 탓에 배편을 얻기가 쉽지 않은 정황이 엿보이는데, 2월 이후 5월 중순까지 전혀 소식을 접할 수 없다는 하소연이 제주라는 외딴 곳의 적막한 삶을 보여준다. 상(喪)을 당한 둘째 아우(김명희)의 안부와 시골집과 서울집의 안부 등을 두루 ...
추사편지 21 - 부친의 회갑에 경축의 자리를 마련하려 하니 2020.10.13
추사가 부친 김노경(1766~1837)의 회갑연을 맞아 주변인에게 보낸 초청장이다. 수신인은 미상이며, 발신일은 그의 나이 41세 때인 1826년 12월 7일이다. 회갑을 맞은 부친에 대해 ‘두려움(노쇠함에 대한)과 기쁨(장수에 대한)이 밀려온다’(『논어』내용 인용)는 표현을 통해 자식으로서의 애절한 ...
추사편지 20- 귀 누이를 저의 아들의 아내로 삼는 걸 허락해주셨습니다 2020.09.22
소장처: 개인소장자 / 자료제공: 예산군 추사고택 추사 김정희가 67세 때인 1852년 아들 김상무의 혼례 때 쓴 혼서지이다. 첫째 부인을 잃은 김상무가 둘째 부인으로 여흥 민씨을 맞이하는데 당시 민씨의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서인지 혼주가 남동생으로 돼 있다. 노년기에 쓴 해서체 글씨로, 매우 드문 자료이...
추사편지 19- 무언가를 붙들고 통곡해도 허전하기만 하여 2020.08.17
추사의 나이 53세 때인 1838년 12월 19일에 쓴 편지이며, 주 내용은 보내준 선물에 대해 고마움을 전한 것이다. 수신인은 관직에 재직 중인 사람으로 보이는데 구체적인 인명은 미상이다. 아버지 김노경의 상을 당한 이듬해에 쓴 것인데, 편지를 쓴 무렵인 12월 19일 시점에도 이전에 집안의 또 다른...
추사편지 18- 늙은이의 나날 보내는 법은 어디에 있는 건가? 2020.07.28
추사 나이 60세 때인 1845년 8월 25에 제주도 대정에서 쓴 편지이다. 수신인은 완읍(完邑) 김서방(金書房)인데 완읍이 지금의 전라북도 완주인 지 아니면 전라남도 완도인 지는 불분명하다. 완읍 김서방에게 보낸 편지는 이 것 말고도 좀 더 있어서 추후 세심한 검토가 필요하다. 김서방이 누구인 지 또...
추사편지 17- 몸조리가 채 끝나기도 전에 지금 다시 출근했습니다 2020.06.26
비궁(閟宮, 종묘)의 직소(直所)에서 우현(禹峴, 지금의 오산烏山)에 사는 지인에게 보낸 편지인데, 수신인의 구체적 인명이 나오지 않아 그가 누구인 지는 미상이다. 태복낭(太僕郞)에서 궁령(宮令, 閟宮-종묘의 직책)으로 이직됐다는 내용이 보이는데 그 시기가 언제 쯤인지 정확한 기록이 없지만, 서체로 보...
추사편지 16- 지금 보내드린 소지는 아주 가까운 사람이 부탁한 것으로 2020.05.25
수신인 미상의 편지인데 자신을 척종(戚從, 인척)으로 표기한 것으로 보면 가까운 인척에게 보낸 것으로 보인다. 세밑 추위와 관련된 인사말에 이어 감기에 몸살을 앓고 자신의 여러 정황을 두루 거론하며 이로 인해 기(起, 미상)형의 회갑연에 참석할 수 없음을 안타까워했다. 지인의 소지(所志, 청원서)를 전...
추사편지 15- 미치도록 소리치고 싶을 뿐입니다 2020.04.20
재종형에게 보낸 편지인데 재종형이 누군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서체로 미루어볼 때 40대 쯤이 아닐까 짐작된다. ‘인내하기 힘든 내용’이라거나 ‘미치도록 소리치고 싶다’, ‘초조함을 멈추고 답답함만 풀어주어도 더없이 다행이겠다’는 등의 표현으로 볼 때 긴급하고 다급한 일이 발생했음을 암시해주는데 구체적으...
추사편지 14- 학자는 결코 재능있는 사람의 시를 추구해선 안 됩니다 2020.03.30
시 짓는 법에 대해 논한 글이다. 학자로서 시를 지을 땐 경학(經學)에 바탕을 둔 충분한 침잠과 연마가 필요함을 강조하고 있는데 이는 송시(宋詩)의 추구 방향과 유사하다. 추사의 학시(學詩) 방안이 제시된 의미 있는 자료이다. 유생(柳生)에게 전달해 달라는 뒷부분 내용으로 보아 이 글을 받은 사람은 유...
추사편지 13 - 월정첩과 동기창, 구영은 잘 받았습니다 2020.02.26
수신인 미상의 편지이며 답장으로 쓴 것이다. 필사 연대 표기가 없어 확정할 수 없으나 필체로 보아 노년기에 쓴 것이 아닐까 싶다. 자신을 ‘소인’이라 한 것을 보면 수신인은 자신보다 연장자일 확률이 높다.〈월정첩(月精帖)〉, 동기창(董基昌) 구영(仇英)의 작품을 잘 받았다는 걸 보면 중국으로부터 전래된 ...
추사편지 12- 하늘 바람 두 스님 보내시니, 산의 인연 강의 결과로 이어졌네 2020.01.23
스님에게 쓴 것으로 보이는 2수의 칠언절구이다. 첫 수 제 2구의 ‘산의 인연 강의 결과로 이어졌네(始以山因爲江果)’와 둘째 수 제 3구의 ‘문 나섬에 큰 강 보며 허허 웃네(出門一笑大江橫)’라는 표현에서 노년기인 이른바 강상시절(제주 해배이후 지금의 이촌동 부근에서 머물던 시기)에 자신을 찾아온 두 스...
추사편지 11-가슴 속에 오묘한 이치가 가득하여 두 분에게 다가간 것인가 2019.12.30
추사가 소당 김석준이 그린 것으로 보이는 「낙목일안도(落木一雁圖)」라는 그림에 화제(畫題) 형식으로 쓴 것이다. 관지의 ‘노과(老果)’라는 표현으로 볼 때 노년기 과천에 머물 때 쓴 것이다.그림에 대한 논평인데, 추사의 말년 제자로 추사 작품 전파에 상당한 활동을 한 것으로 보이는 소당 김석준의 내적 성...
추사편지 10- 생일과 기일 등을 상세히 적어서 보내주게 2019.11.25
제주 시절 쓴 편지인데 내용으로 보아 둘째 아우에게 쓴 것이 아닐까 싶다. 바다 먼 곳에 외떨어져 살지만, 집안 대·소사를 챙기는 모습이 매우 알뜰하다. 수시로 자료를 전달받는 정황도 엿보이고 함께 지내는 시종들의 이야기도 함께 들어 있다. 제주와 육지 사이의 운송 과정이 그다지 순탄치 않은 점도 확인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