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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분대신 송화로 그린 황죽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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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빈 김세록, 죽보 16폭 <청죽도> <황죽도> 각 44x30cm.
학고재 <조선후기 그림과 글씨>전 1992년



어두운 종이에 황금색의 대나무가 그려져 있습니다. 김세록의 죽보 16폭 중 황죽도 한 폭입니다.

대나무라고 하면 세종대왕의 현손(증손자의 아들)인 탄은 이정(灘隱 李霆 1554~1626)이 유명하지요. 이 그림을 그린 위빈 김세록(渭濱 金世祿, 생몰년 미상. 16세기 말~17세기 중)은 그 이정의 조카입니다. 김세록은 아마도 외삼촌인 이정으로부터 묵죽을 배웠을 것이고, 이정의 대나무에서 볼 수 있는 강건함과 탄력, 실재감이 조금은 떨어지지만 부드러운 필법이 볼 만합니다. 당시에는 많은 사람들이 이정의 묵죽과 구분하지 못하고 헷갈려 했다고도 합니다. 

김세록의 호는 위빈과 위천(渭川) 두 가지였는데, 오세창의 <근역서화징>에서는 그를 ‘김위빈’으로 일컫고 연려실기술 별집에 있는 그에 대한 이야기를 적었습니다.

“석양정(이정)의 조카 김씨란 자는 호가 위빈이니 강릉에 살았다. 그 외삼촌에게 배워서 대 그림이 그와 꼭 같았으니 그 외삼촌에게 가려져서 세상에 알아주는 사람이 없었다. 그러나 그 그림이 이따금 석양정의 그림과 혼동되기도 했다.”(연려실기술 별집)

외삼촌인 이정은 실력도 실력이거니와 왕손으로 태어나 당대 최고의 지위와 명망을 누렸고 재료도 흑견黑絹에 금니金泥 등 비싼 것들을 사용한 묵죽화를 그렸으나, 그는 그렇지 못했던 모양입니다. 위의 황죽도도 감지에 송화로 그린 것이고, 그가 1675년 75세에 그린 간송미술관 소장의 〈신죽新竹〉과 〈통죽筒竹〉도 검은색의 종이에 송화松花를 사용해 그린 것입니다. 


1992년 학고재 전시에 등장했던 김세록의 황죽도는 죽보 16폭 중 하나입니다. 8폭은 청죽, 8폭은 황죽으로, 청죽은 장지에 먹으로, 황죽은 남색 종이에 송화가루와 호분을 이용해 그렸습니다. 

평생 외삼촌의 그늘에서 살아야 했을 김세록. 좀더 재능을 펼칠 기회가 있었더라면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SmartK 관리자
업데이트 2017.12.12 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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