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사에게 받은 가르침은 어찌 되었을까? 박인석의 <고촌모애도> 2022.05.11
박인석(?-?) <고촌모애도孤村暮靄圖> (1849년 경) 《팔인수묵산수도》 중, 72.5x34.0 비단에 수묵 삼성미술관 리움추사 김정희가 9년의 제주 유배생활을 마치고 올라온 바로 다음 해, 1849년 중인 서화가들이 그의 가르침을 받기 위해 자신의 그림과 글씨를 올리고 추사는 이에 대해 한...
야유회의 계절, 봄은 짧다 - 정수영의 <백사동인 야유회도> 2022.04.26
정수영 <백사동인야유회도> 1784, 종이에 수묵담채, 31.3x41.7cm 개인꽃놀이 야유회 시즌이 막을 내리고 있다. 산들산들한 바람을 즐기는 것도 며칠, 이제 뜨거운 여름 날씨에 대한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한다.노랗고 붉은 꽃들이 피어난 가운데 선비들이 모여 있다. 누군가는 흐르는 물을 보...
조선 전기 청록산수의 수준, 도갑사 관세음보살삼십이응신도(1550) 2022.03.29
이자실, <관세음보살삼십이응신도> 1550년, 비단에 채색, 201.1×151.2cm, 일본 교토 지온인 소장. (사진: 강소연)<도갑사(道岬寺) 관세음보살삼십이응신도(觀世音菩薩三十二應身圖)>는 1550년에 그려진 조선 전기의 불화이다. 임진왜란 이전의 그림이 이렇게 훌륭한 상태로 ...
하마선인과 문창제군의 보살핌을 구하다 - 김홍도 <신선도> 2022.03.16
김홍도 <신선도> 종이에 먹, 26x31cm, 서울대학교박물관화가 김홍도가 산수, 풍속 등 다방면에서 뛰어난 기량을 보였던 천재였지만 신선들을 그린 군선도를 그의 대표작으로 꼽는 사람도 많을 만큼 신선 그림에서 월등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스승격인 비평가 강세황이 그의 신선 그림에 대해 ‘모...
조선의 선비, 눈 쌓인 어느 날 벗을 찾아가다 - 이인문 <설중방우> 2022.02.09
이인문 <설중방우雪中訪友> 《고송유수첩》 종이에 수묵담채, 38.1×59.1㎝. 국립중앙박물관(덕수 4501)나무와 지붕에 눈이 소복히 쌓인 한겨울 산 속의 작은 집, 창문 안으로 두 선비가 마주 앉은 모습이 보이고, 한 선비가 타고 온 교통수단인 듯 소를 붙잡고 밖에 서 있는 아이와 그 아이...
문암에서 일출을 보다 - 정선 <문암관일출門巖觀日出> 2022.01.26
겸재 정선 <고성 문암관일출門巖觀日出> 《신묘년풍악도첩》 1711년, 비단에 담채, 국립중앙박물관이 일출 포인트는 지금은 북한 땅인 관동팔경 삼일포 인근 북고봉 앞 너럭바위다. 돌문짝이 높게 서 있어 석문(石門), 또는 문암(門嵓)이라고 불렀고 금강산 관광 코스 중 하나였던 듯하다. 겸재 정선...
네 마리 호랑이 얼굴 - 김명국, 김홍도, 김득신, 김양기 2022.01.12
십이지의 다른 동물보다 호랑이가 새해 그림으로 더욱 어울려서 그런지, 새해 들어 수많은 호랑이 그림들을 보게 됐다. 어느 해보다 그림에서 힘찬 기운을 받아 스타트가 기운찬 듯도 하다.우리 옛 그림에서 설 무렵 세화로 많이 보게 되는 까치호랑이 그림이나 민화, 문양 중의 호랑이보다 조금 덜 재미있지만 조금...
게와 갈대 그림 - 지창한이 즐겨 그린 밤게 2021.12.29
물고기와 게 그림을 먹으로 잘 그렸던 조선 말-일제강점기 화가 지창한. 지방 화단에서 꽤 많은 활동을 해서 지창한의 그림은 지금도 적지 않게 전해지고 종종 미술시장에도 등장하고 있지만 정작 그에 대해 알려진 바는 많지 않다. 함경북도 무산에서 살았다고 하는 정도이며, 기록에 남아 있는 것으로는 대한제국에...
열대과일 리치도 생생하게 - 강세황 <여지> 2021.12.14
강세황(姜世晃, 1713-1791) <여지> 비단에 엷은 색, 26.1x18.3cm, 국립중앙박물관중국음식점의 후식에서 종종 만나곤 하는 열대과일 리치. 중국 남부가 원산지인 열대과일 리치는 우리 한자말로 여지(荔枝)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다. 우둘두둘한 붉은 색의 열매가 열리는데, 다소 단단한...
강을 건너기 위해 배를 부르다 - 김윤겸 <송파환도> 선면 2021.11.10
김윤겸 <송파환도>, 《선면화집》, 종이에 수묵담채, 23.9x60.6cm 국립중앙박물관진경산수를 많이 남겨 정선파로 구분되기도 하지만, 김윤겸의 그림에는 그만의 맑고 담백한 기운이 있고 간결한 붓질로 깊이 있는 공간을 담아내는 스킬이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된 부채그림 화첩 《선면화집扇面...
계곡 물소리를 ASMR 삼아 - 최북의 <계류도> 2021.10.27
최북 <계류도> 종이에 수묵담채 28.7x33.3cm 고려대학교박물관사각사각 종이에 필기하는 소리, 흙바닥에 떨어지는 빗소리, 나무도마 위 두부를 써는 소리.. 아주 조용한 상태보다는 어느 정도의 소음이 마음을 안정시키고 집중력을 향상시킨다고들 한다. 계곡의 물 내려가는 소리는 어떠한가? 산 ...
고궁에 나들이 간 소치의 묵모란 명품 2021.08.24
화려함과 크기로 다른 꽃들을 압도하는 모란. 모란이 예로부터 그림으로도 무늬로도 많이 쓰였던 것은 그 화려함과 당당함이 풍요로움과 영화로 우리 삶에 들어오길 바랐던 사람들의 희망 때문이었을 것이다. 이 화려함을 검은 먹빛으로만 표현한 것이 묵모란 그림이다.허련 <묵모란>(8폭 화첩 중), 종이...
에도시대 화가, 사실적 호랑이에 도전하다 2021.08.04
가상 캐릭터로 만든 일본 올림픽 마스코트 미라이토와 소메이티를 보자니 우리나라에서 있었던 두 번의 올림픽 마스코트 호돌이와 수호랑 반다비가 떠오릅니다. 귀여운 호돌이와 수호랑이가 큰 사랑을 받았던 데 비해 이번의 캐릭터는 그만큼 주목받지는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만약 우리가 호랑이를 쓰지 않았다면 일...
한여름 더위를 식히는 김수철의 능소화 2021.07.27
한여름, 길을 걷다 한쪽 담장을 덮은 진녹색 덩굴에 흐드러지게 핀 주황색 꽃은 잠시 열기를 잊게 한다. 실제로 식물들은 주변의 온도를 살짝 낮춰준다. 덩굴이 쑥쑥 잘 자라서인지 '하늘을 능가하는 꽃'이라는 뜻의 이름을 가지게 된 능소화는 여름을 대표하는 꽃으로 손색이 없는 화려한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다....
붓으로 그린, 판화같은 그림 <화과산수렴동> 김덕성 외 2021.07.13
서유기의 배경 화과산 수렴동이 그림은 서유기 소설 내의 장면을 그린 것이다. 산수배경이 강조된 그림으로 동굴 안쪽의 암벽 사이에서 폭포가 세차게 내려오는 모습을 배경으로 복숭아를 따고 있는 원숭이 한 마리와 다른 원숭이들이 그려져 있다. 위쪽에는 또다른 원숭이가 절벽 사이로 놓인 다리를 건너가며 의자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