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축년 특집] 우리 옛 그림 속의 소(2) - 김홍도, 이인문, 심우도 외 2021.02.24
삶 속의 소윤두서 이후 풍속도가 많이 그려지는 시기가 되면 그림에서 보다 다양한 소가 인간들의 삶 중의 한 컷으로 등장한다. 김홍도(1745-?)가 남긴 행려풍속도나 산수화 중에는 소가 포함된 그림이 상당히 많다.먼저 김홍도가 서른 네 살 때 강희언의 집에서 그렸다는,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행려풍속도 병풍...
[신축년 특집] 우리 옛 그림 속의 소(1) 2021.02.09
2021년 소의 해를 맞아 우직하게 어려움을 헤쳐나갈 수 있게 우리 옛 그림에 등장하는 소의 모습을 찾아보았다. 한반도의 옛 그림들 중에 12간지의 동물들을 각각 찾아보자면 소 그림은 비교적 흔한 편이라고 할 수 있겠다. 물론 호랑이나 용, 말 그림이 더 많기는 하겠지만 소는 대대로 농경 사회가 이어져 ...
베개에 기댄 채 보시라 - 동기창과 심주를 따라 그린 산수도 두루마리 2020.12.09
강세황 <방 동현재 산수도>강세황 <계산심수도>아픈 사람에게는 어떤 선물이 좋을까. 집안에 갇혀 꼼짝하지 못하는 마음을 헤아려 넓은 세상의 아름다운 모습을 화면에 담아 시름을 잊도록 해주는 선물이라면 그 순간만큼은 아픔도 잊고 고마움만 남을 것이다.조선 후기의 화단을 호령하던 실세 ...
[한글날 특집] 16세기, 전쟁 중에 임금이 한글로 백성에게 내린 교서 2020.10.08
선조국문교서, 1593년, 75x48.8cm, 보물 951호, 개인 소장.1593년 선조 임금이 백성들에게 내린 교지로 한글로쓰여져있다. 임진왜란 중 선조가의주에 피난 가 있을 때인데, 한글 글씨를 쓴 사람은 명확치 않다. ‘유서지보(諭書之寶)’라는 어보가 세 곳에 찍혀 있다.당시 임금은 의주로 피난 가...
중인들의 선비 풍류 <사인휘호> 2020.08.05
강희언 <사인휘호士人揮毫> (≪사인삼경士人三景≫ 중) 종이에 수묵담채, 26x21cm, 개인머리에는 갓을 쓰거나 벗거나, 복장도 다소 자유로운 남자 5명이 마루 바닥에 앉아 있다. 사방이 트인 너른 정자 안에서 서화를 그리거나 쓰고 있는 네 사람과 이를 지켜보는 한 사람인데 이들은 서로 친숙한...
장대한 자연의 파노라마 속 인간 군상 <강산무진도> 2020.06.23
조선 후기 가장 뛰어난 화가 중 하나로 꼽히는 이인문이 그린 8미터가 넘는 긴 두루마리 그림 강산무진도가 2019년에야 국가적 문화재(보물 제 2029호)로 공식 지정된 것은 늦은 감이 있다. 김홍도와 동갑내기 친구였던 이인문은 김홍도와 비교했을 때 조선을 대표할 만한 개성을 드러내지 못했던 탓인지 조금...
갈대를 딛고 바다를 건너가는 달마 2020.06.17
연담, 혹은 취옹을 호로 쓰는 김명국은 대담하고 간략한 필치로 선승의 정신세계를 표현한 달마도로 유명한 대가이다. 두 차례에 걸쳐 일본에 통신사로 다녀온 조선을 대표하는 화원으로, 일본에서 그의 인기가 매우 높았던 면도 있고 통신사행을 통해 그의 그림이 영향받은 바도 커 보인다.1636년 병자사행의 부사...
희망의 보살, 미륵불이 내려와 중생을 제도해주시길 <미륵하생경변상도> 2020.06.10
고려에서 물려받은 것 중 가장 자랑스러운 유산 중 하나인 불화. 그려진지 7백, 8백년 된 그림에서 나오는 아우라를 자주 느끼고 싶지만 쉽게 마주할 수 없다는 아쉬움이 큰 그림들이다. 고려시대 불교 그림 중에서 수월관음도, 아미타여래도, 관음보살상 등을 많이 보았을 텐데, 오늘 살펴볼 것은 <미륵하...
북한산 중흥사에서, 1857년 봄의 금란계 2020.06.03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된 19세기 중엽 중인 모임을 그려 화첩으로 묶은 계회도이다. 그림 앞쪽으로 세 쪽에 걸쳐 써 있는 서문에 의하면, 안시윤이라는 사람이 정사년 음력 3월 보름에 자사재(自思齋), 묵재(默齋)라는 사람들과 북한산을 유람하다가 중흥사에 묵게 되었고, 그곳에서 여러 벗들을 불러 모임을 가진...
계곡 소나무 밑에서 바느질하는 스님 - 심사정 <보납도> 2020.05.27
‘보납補納’이라는 한자어가 낯선 이들이라도 그림의 승려는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아볼 수 있다. 옷 해진 데를 꿰매고 있는 그림이다. 補자와 納자 모두 ‘깁다’, ‘꿰매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계곡물이 졸졸 흐르는 시냇가에 딱 앉기 좋게 휘어져 자란 늙은 소나무 등걸에 한 승려가 앉아서 가사 같아 보이는...
집현전에서 만난 두 마리의 학 <지곡송학도> 2020.05.20
조선 초기 사대부였던 문인이 그린 채색의 그림 한 점이 전해진다. 지곡(영지버섯계곡)에 소나무와 학이 있는 그림 <지곡송학도>가 그려진 1434년은 세종 16년 갑인년으로 훈민정음을 찍은 갑인자가 만들어지고 앙부일구가 종로에 설치된 해다.그림에 수록된 제화글의 내용에 의하면 세종 16년(143...
시험을 잘 보게 해주는 <괴성>, 악한 것을 벌하는 <뇌공> 2020.05.06
좌) 김덕성 <괴성> 종이에 채색, 33.0x23.4cm, 국립중앙박물관 (덕수 1637)우) 김덕성 <뇌공> 종이에 채색, 113.6x58.2cm, 국립중앙박물관 (덕수 2272)근육질 남자 몸매의 두 그림이다. 18세기 조선시대의 그림인데 그라데이션으로 면을 칠하는 신식 음영법으...
비파행 이야기를 담은 <심양송객> 2020.04.15
이 그림이 실려 있는 보물 1430호 화첩 『만고기관첩』은 정조의 도장인 홍재(弘齋)와 중광지장(重光之章)이 찍혀 있다. 그러나 정조 때 만들어진 것은 아니다. 그림 좌우편에 작은 글씨로 각 그림을 그린 화가의 이름이 적혀 있는데, 모두 17세기말~18세기 초 숙종 무렵 활약했던 화원들의 이름이어서, 화...
조선통신사 수행화원이 그린 세이켄지 2020.04.08
이 그림은 18세기에 활동한 도화서 화원 이성린(李聖麟, 1718~1777)이 1748년 10차 무진년 통신사행에서 부산 출발, 에도에 이르기까지의 전 여정을 총 30폭에 담은 두루마리 그림 ≪사로승구도권槎路勝區圖卷≫에 들어 있는 그림 중 하나이다. 오사카와 도쿄 사이, 시즈오카 시에 있는 세이켄지(淸見...
꽃과 새, 동물 그림으로 집안에서 봄맞이 - 장승업의 10폭 병풍 2020.03.25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봄이 왔지만 봄 같지 않다. 사실 이 구절은 "이 땅에 꽃이 없으니 봄이 와도 봄 같지 않다"는 싯구에서 온 말이다. 절세미녀 왕소군을 오랑캐에게 빼앗긴 한족 남자들의 분함에서 나온 것이기는 하나, 꽃이 여기저기 피었어도 시절이 흉흉하고 꽃을 보러 나가기도 어려운 때라 봄 같지 않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