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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사실파, 모던아트협회와 유영국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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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57년 작품 <바다에서>

<바다에서>는 제3회 《모던아트전》에 출품되었던 작품이다. 제3회 《모던아트전》은 1958년 6월 3일부터 9일까지 7일간 화신백화점에 있는 화신화랑에서 열렸다. 출품한 회원은 유영국(6점), 문신(5점), 이규상(5점), 황염수(5점), 정규(4점), 박고석(5점), 정점식(5점), 한묵(5점) 등 8인으로 출품작은 모두 40점이었다. 유영국은 6점을 출품하였는데 작품의 표제는 <산맥>, <구름>, <바다에서>, <비(雨)>, <나무>, <언덕>으로 되어 있다. 


<바다에서> 1957년

  
이 작품의 바탕 재질은 캔버스이며 유채 물감으로 그렸다. 작품의 크기는 세로 60cm이며, 가로는 48cm이다. 12호 정도 크기의 작품이다. 서명은 좌측 아래 부분에 ‘57 YOUNG KUK'이라 되어 있다. 이 작품 또한 <사람>과 마찬가지로 유영국의 작품으로는 비교적 작은 규모의 작품이다. 이 작품 또한 규모는 작으나 구도와 마띠에르 면에서 작업의 밀도를 느끼게 하고 견고한 질감의 화면을 만들어냈다. 광물의 표면과도 같은 마띠에르는 무한한 깊이를 느끼게 한다. 
‘바다’라는 모티브를 화면에 녹여 추상화된 화면을 만들어내는데 어색하고 억지스러움이 잘 느껴지지 않는다. 이는 고향 마을에 대한 기억이 체득화 되어 본능적으로 표현되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추상적인 회화에서 소재를 확인하는 것이 큰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다. 작품 이해를 위하여 굳이 따져보자면 화면 위편 횡으로 멀리 보이는 바다를 평면적으로 그렸으며, 앞부분은 모래사장과 여러 색깔의 파라솔 등을 추상화하여 위에서 내려다보며 부감하였다. 하나의 화면에 두 개의 시점을 넣어 혼합하여 그린 것으로 보인다.    
오광수는 《신사실파 회고전》해설에서 유영국 작품의 특색이 견고한 구성과 광물적인 마띠에르에 있음을 말하고 있다. 

“추상적인 화면의 기본 패턴을 유지하면서도 구체적인 이미지를 도입하고 있는 유영국은 같은 경우의 김환기와는 또 다른 견고한 구성공간을 보여주는 것이 특징이다. 확실히 그의 조형을 떠받치고 있는 바닥의 요체는 광물성임이 분명하다. 어떠한 여유도 없이 숨 가쁘게 몰아가고 있는 구성적 밀도는 광물성의 저 딱딱하고 날카로운 것으로 비유되기 때문이다. 예리하게 그어진 선획(線劃)과 날카로운 자국의 암시적인 상형성이 주는 긴장감 역시 광물성의 체온 그것에 다름 아니다.” 

주로 직선으로만 이루어진 삼각, 사각의 잘 짜인 면 구획은 크기나 배열의 조화가 시각적으로 무리 없이 잘 펼쳐져 있다. 면의 외곽은 검정색 굵은 선으로 면을 감싸며 화면을 구축하여 구성주의의 특성을 잘 드러내는 듯하다. 
이 작품의 가장 큰 미덕은 물감을 다루어 깊이 있는 색감을 내고자 하는 작가의 작업 태도이다. 그는 캔버스 위에 수업이 많은 붓질을 하며 물감이 굳어가는 과정에 따라 반복적인 나이프질로 단호하고 강한 느낌의 색감을 이루어낸다. 작품 속의 화면은 금속성이 스며든 광물질의 느낌이 들 정도로 강한 화면을 느낀다. 
어찌 보면 박수근의 화면에서 느끼는 화강암 물질감보다도 더 회화적인 느낌이 드는 질감이다. 박수근의 화면은 지나치게 기름기가 제거되어 자연적인 느낌이 나는 것은 좋으나 유화 물감으로 그리는 회화적 느낌이 사라지는 것은 아쉬운 일이다. 이에 비해 유영국의 강한 화면은 회화의 기본 속성인 ‘그림을 그리다’라는 작업에 충실한 면을 보여준다.
이런 면에서 유영국의 그림은 구상적 사고에서 시작하여 추상화된 화면, 반복적이며 장인적인 작업으로 만든 깊이 있는 마띠에르, 사고의 깊이에서 느껴지는 철학적 화면 등이 결합하여 누구도 따르기 힘든 심오한 추상화를 만들어 내었다. 이러한 완성도가 그를 한국 최고의 추상화 작가로 올려놓은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6. 결론

유영국의 1957년 작품 <사람>과 <바다에서> 두 점은 그의 미술세계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의미 있는 작품이다. 일본에서의 학습으로 시작된 그의 작업이 완성되어가는 시기인 ‘모던아트협회’를 이끌던 시기의 작품이기 때문이다. <사람>은 제2회전에 출품했던 작품이며, <바다에서>는 제3회전에 출품했던 작품이다. 모던아트협회가 추구하는 미술세계를 가장 잘 보여주는 작품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두 점 모두 구성과 기법 면에서 한 치 오차도 느껴지지 않을 만큼 빈틈이 없는 빼어난 작품이다. 일본 유학이후 구축된 초기 추상 작업의 완성을 보여주며, 60년대 이후의 색 면 추상을 준비하는 이행기의 절정을 보여주는 중요한 작품이다.(*)

                          
                

글/ 황정수 관리자
업데이트 2017.06.28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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