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측메뉴타이틀
  • 일본미술관 with 한국미술관
  • 최열의 그림읽기
  • 영화 속 미술관
  • 조은정의 세계미술관 산책
  • 미술사 속 숨은 이야기
  • 경성미술지도-1930년대
  • 김영복의 서예이야기: 조선의 글씨
  • 한국미술 명작스크랩
  • 도전! C여사의 한국미술 책읽기
  • 왕릉을 찾아서
  • 시의도-시와 그림
  • 근대의 고미술품 수장가
타이틀
  • 신사실파, 모던아트협회와 유영국 3
  • 273      
3. 1978년 《신사실파 회고전》

1978년 9월 23일부터 30일까지 서울 원화랑에서 있었던 《신사실파 회고전》은 한국미술사에 ‘신사실파(新寫實派)’라는 모임을 자리 매김하는 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중요한 전시이다. 이 전시는 1948년 처음 열렸던 신사실파전의 30주년을 기념하여 열린 전시회이다.
김환기 5점, 백영수 1점, 유영국 3점, 이규상 3점, 이중섭 7점, 장욱진 4점 등 23점이 전시되었다. 

       
             김환기 <피난열차>                                      이규상 <컴퍼지션>


 
                           이중섭 <황소>                                 장욱진 <항아리와 까치> 


김환기의 작품은 <풍경>, <사슴과 달>, <초가집>, <피난열차>, <푸른 공간> 등 5점이며, 모두 1950년대 초반의 작품들이다. 백영수의 작품은 1956년 작품 <모래사장> 한 점만 출품되었는데, 그의 전하는 50년대 작품이 거의 없어 한 점만 출품된 것으로 생각된다. 이규상의 작품으로는 59년 작 20호 <컴퍼지션>, 63년 작 15호 <컴퍼지션>, 63년 작 4호 <컴퍼지션> 등 3점이 출품되었다. 그의 현존하는 작품이 12점 정도인 것을 생각하면 적지 않은 수의 작품이 출품된 것이다. 가장 많이 출품된 작가는 이중섭이다. 유화 <황소>, 크레파스로 그린 <수렵도>와 <정릉풍경>, 은박지에 그린 <가족>·<부부>, 수채화 <꽃과 아이>·<수인> 등 모두 50년대 작품으로 7점이 출품되었다. 장욱진의 작품은 1949년 작으로 신사실파 출품작인 <항아리와 까치(독)>, 50년대 작품 <가족>·<모기장>·<달밤> 등 3점이 출품되었다. 
                                                 


유영국의 작품 세 점      


이 때 유영국은 1955년 작품인 <거리에서>와 1957년 작품인 <사람>과 <바다에서> 등 3점을 전시하였다. 세 점 모두 50년대 작품으로만 출품되었던 것은 유영국의 신사실파 시대 작품이 남아 있는 것이 거의 없어 비교적 신사실파 시대에 가까운 작품으로 수집하였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거리에서>는 4호 크기의 소품으로 전후의 서울 거리의 모습을 작품화한 의미 있는 작품이다. <사람>과 <바다에서> 두 작품은 신사실파의 후신 격인 《모던아트협회전》에 출품되었던 의미를 가지는 중요한 작품이다. 

유영국은 생전에 개인적으로 그림을 팔지 않은 것으로 유명하였다. 거래는 대부분 화랑을 통해서만 하였고,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개인 판매를 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가 집안이 유복했던 탓도 있지만, 화가로서의 자존심이 강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는 자신이 예술가로서 대접을 받고 싶어 하였지, 뛰어난 상업적인 화가로서 인정되는 것을 반가와 하지 않았다. 
그런 유영국도 어쩔 수 없이 그림을 팔게 되는 경우가 있었다. 1972년 호암미술관이 생기고 그림을 구하자 100호 한 점을 당시 돈 100만원에 팔았다고 한다. 호암미술관은 당시 유능한 화가들을 골라 100호 크기 중심으로 많은 작품을 사들였는데, 여기에 선택된 화가들은 당시 최고 반열에 든 화가로 인식되기도 하였다. 이렇게 미술관과 거래하듯 명예와 명분이 확보되지 않으면 절대 그림을 팔지 않았다고 한다. 1980년경이 되어서야 현대화랑에서 전시하며 그림이 팔리게 되자 그림을 팔아 생활하는 전문화가의 길을 걸을 수 있었다고 한다. 

그러던 그가 또 한 번 개인적으로 그림을 팔게 되는 경우가 한 번 있었는데, 이때가 유일하게 개인적으로 그림을 판 것이라고 전한다. 1970년대 후반 자식 중 한 명이 미국으로 유학을 가게 되자 경비가 일부 부족하여 지인에게 소문 없이 그림을 판적이 있다고 한다. 이때에도 적지 않은 금액에 팔아 화가로서의 자존심은 구기지 않았다고 한다. 그때 팔렸던 작품이 <사람>과 <바다에서> 이 두 작품라고 한다. 당시 이 작품을 구입한 이는 화가의 집을 방문하여 작품의 내용과 크기 등을 고려하여 여러 작품 중에서 두 점을 골라 구입하였다고 한다.  
이 두 작품은 작가의 손을 떠난 이후 처음으로 1978년 《신사실파 회고전》에 출품되어 세상에 선을 보인다. 이후 <바다에서>는 도록의 도판으로 간혹 소개되었지만, <사람>은 다시는 어떠한 전시회에도 출품되지 않는다. 그나마도 작품 수가 적어 연구하기도 힘든 유영국의 50년대 빼어난 작품 두 점이 숨어버린 것은 연구자나 애호가들에게는 아쉬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이 두 작품이 유영국의 50년대 작품 중에서도 모티브의 취택이나 구성의 밀도 등에서 유난히 빼어난 작품임에도 여러 전시회에 출품되지 않은 것은 지나치게 두껍게 물감이 칠해져 균열 등 작품의 상태를 걱정한 까닭이었다. 

《신사실파 회고전》은 여러 가지 면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전시였다. 일본에서 유학하여 미술을 배우고 돌아온 당대 최고의 지적인 화가들이 만들었던 새로운 흐름을 추구하던 이 조직체는 6.25 전쟁 후 해체되고 점차 사람들의 뇌리 속에서 잊혀져가고 있었다. 훗날 높이 평가될 모임이었다 하더라도 지속적으로 기리는 이들이 없으면 잊히기 마련이다. ‘신사실파’라는 전설적인 모임도 30여년이 흐르는 시간 동안 그 존재의 의미가 점차 사라져가고 있었다. 그러던 중 뛰어난 한 전시기획자의 노력으로 ‘신사실파’라는 단체를 다시금 떠올릴 수 있게 되었다. 신사실파와 모던아트협회는 의식의 오리진이 거의 같기 때문에 신사실파에 대한 회고는 모던아트협회의 기억으로 이어졌다. 30주년을 기념하여 열린 《신사실파 회고전》이 30여 년 전에 있었던 새로운 흐름에 대해 다시금 되새기게 하였다. 이 전시로 인해 ‘신사실파’라는 단체가 한국미술사의 중심에 다시 서게 되는 의미 있는 전시였다고 할 수 있다. (계속)
글/ 황정수 관리자
업데이트 2017.04.30 04:56

  

SNS 댓글

최근 글